Aug. 25. 2010
아내와 아침 일찍 Glenross 골프장에 다녀왔다. 그간 그저 그런 골프장만 데리고 다닌 듯 하여 요금이 비교적 비싸지만 나의 Divot Card로 Free가 가능해 아내의 요금에 내 카트비만 부담하고 라운딩을 하기로 했다. 총 53달러... 이 정도면 나름 괜찮은 요금이라 생각... 아무튼 역시 잔디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카펫처럼 푹신거리는 티박스와 페어웨이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오늘 두 사람 모두 이래저래 헤매며 다녔다. 처음 서너홀을 도는 동안 잘 먹히던 드라이버샷이 난조를 보이는가 싶더니 전반적으로 삽질을 하고 다녔다. 아내도 엊그제 쭉쭉 뻗던 드라이버샷이 난조를 보이며 힘들어 했다. 아마도 뒤에서 치받고 따라오는 할아버지 세분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던 것 같았다. 먼저 지나가라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도 자기들이 뒤에서 오겠다고 극구 사양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게다가 10번 홀을 지나자 이 할아버지들을 앞질러 할아버지 두 분이 나타났는데 정말 귀신같이 잘 쳤다. 걷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할아버지들이여서 이거 제대로 채를 휘두르기나 하겠나 싶었는데 왠걸... 드라이버샷이 나보다 멀리 나간다... 그것도 시니어 티박스가 아니라 나와 같은 티박스에서 쳐내고 있었다. 이 양반들에게도 아내가 아직 초보자이니 우리가 느릴게 뻔하고 그러니 앞서 지나가라 했더니 우리 앞에 가고 있는 할아버지 두 분이 더 느려 우리를 지나쳐도 어차피 똑같다며 걱정말고 느긋하게 치란다. 오늘 왜들 이리 양보심들이 강한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뒤에서 고수들이 치받고 기다리며 따라오니 앞에서 가는 우리는 여간 정신적으로 피곤한게 아니었다.
이 할아버지들을 보건데 역시 골프는 힘으로 하는 운동은 아닌게 분명하고... 초보자로서 억지로 할때나 땀나고 힘들지 익숙해지면 게이트볼이나 다를바가 없겠다. 그래서 처음 배울 때 살이 빠져도 나중엔 도로 살이 붙는다는 얘기가 그런 이유에서 나온 이야기인가 보다. 아무튼 자존심 상한다. 걷기도 힘든 할아버지들이 쭉쭉 내질러 올 때 수시로 실수를 연발하는 나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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