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U.S./더블린의 일상

개러지 세일

Beyond Culture 2010. 5. 30. 07:21

   날 풀리면 동네 차고에서 묵은 짐들을 팔아제끼는 개러지 세일이 많이 열린다고 하더니... 요즘은 정말 동네 곳곳에 개러지 세일 이정표가 많이 나붙는다. 주로 금요일 아침부터 토요일까지 여는 집들이 많다. 어떤 집은 이웃들과 모아서 여는 집도 있고, 어떤 집은 자기네 집 물건만 내놓기도 하는데 요게 아주 실속있다. 사실 콜럼버스 한국인들은 오하이오주립대동문커뮤니티(줄여서 오주한카)라고 불리는 사이트에 무빙세일을 많이 올린다. 그런데 살다보니 거기에 올리는 대부분의 물건은 아주 비싸다. 개인적으로 가끔 욕이 나올거 같은 금액도 많이 올라온다. 결코 싸지않다. 오히려 동네 개러지 세일이 정말 대박상품이 많다. 이 곳 더블린은 부촌인 곳이라 그런지 더더욱 그렇다. 다만 안내 이정표를 잘보고 처음 개시한 집을 들이닥치는게 아주 좋다. 오전에 연 집을 오후에 간다면 대부분 좋은 물건은 이미 빠졌다고 보면 맞다. 

 

   처음엔 개러지 세일이 열리는 집을 어떻게 알고 찾아가나 했다. 그런데 막상 여기 살다보니 자연스레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엊그제 금요일 오전엔 그냥 아내와 이웃 아줌마와 함께 차타고 동네 한바퀴 돌다보니 자연스레 네 집이나 들르게 되었다. 

 

   한가지 더 한국에서라면 남의 집 쓰던 물건을 팔아치우는 자리에 가서 기웃거리는게 좀 보기에 안좋을 수도 있으련만 이곳에선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떤 아줌마는 벤츠를 타고 나타나 열심히 그 집에서 내놓은 옷가지 중 자기에게 맞는 것을 골라잡고는 큰 소리로 "Good Deal"이라 즐겁게 돈을 주고는 사라지기도 했다. 왠만한 물건은 자기네 차고에서 스스로 고치고, 중고물품 사고파는 일이 자연스러운 미국인들의 생활 모습은 과도한 소비에 균형이 무너진 현재의 미국 경제여건을 생각해보면 다소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과거의 경제적 번영의 뒤에는 이런 자린고비같은 생활모습이 바탕이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옆에 이 말은 $5 주고 샀다. 여러개 있는 중에 호스트 아줌마를 잘 꼬시니 자기네 집에서 내놓은 요 녀석을 추천했다. 다른 집에서 내놓은 건 더 형편없는데도 $10을 요구했다. 나중에 once upon a child 를 들러 살펴보니 비슷한 것들이 대략 $15 ~ $20 정도 하는 아이템이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이런 장난감들은 어떤 때는 비닐봉지에 한 가득 담아서 25센트에 팔기도 한다. 물론 사진에 보이는 일부는 캐릭터 모으기에 열심인 Kevin을 위해 한국과 캐나다에서 사 들인 고가품이기도 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엔 책 선반을 $5 에, 골프를 시작하려는 아내를 위해 여자용 Ping Iron 세트와 우드를 단돈 $5 에 샀다. 팔아치우는 미국 아줌마가 더 좋아하며 넘겼다. 골프장 최 선생님께서 나중에라도 절대로 버리지 말고 소장하라고 당부했다. 해드가 아주 좋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다만 폴대가 스틸이라 여자에겐 무거울 수 있으니 기초연습이 끝나면 새로 사든지 아니면 폴만 그래파이트로 바꾸든지 하면 되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