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U.S./더블린의 일상

집 앞 호수에서 즐기는 낚시...아름다운 더블린!

Beyond Culture 2010. 4. 28. 08:53

   집을 나서면 바로 펼쳐진 호수에 제법 물고기가 많이 사는 모양이다. 겨우내 눈에 덮여있던 호수가

녹은지 한참이 지나 붕어 낚시와 달리 루어 낚시를 많이 하는 이 곳 방식을 따라 가짜 지렁이를 사다 달고 던져봤더니 덜컥 팔뚝만한 배스 한마리가 잡혀올라왔다. 아이들이 완전히 신났다. 처음 해보는 방법이라 시행착오끝에 제법 많은 걸 알아냈다. 물 표면을 스치는 것, 중간을 스치는 것, 바닥을 훑어오는 세가지 루트와 루어로 쓰이는 가짜 물고기가 어떻게 진짜처럼 움직이게 되는지... 그리고 스캐팅을 하는 요령과 어떤 자리에 배스가 모여있는지 등등...

 

   어제는 끊어진 미끼를 다시 사러가는 길에 Preschool에 들러 Kevin을 데리고 함께 갔다. 루어 미끼 세트와 더불어 스파이더맨 낚시를 하나 샀다. 3세 이상 어린이용으로 나온 장난감 같은 낚시지만 Kevin이 워낙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터라  그렇잖아도 어린이 낚시를 하나 사준다고 했는데 스파이더맨 낚시대가 있으니 그대로 찜하고 집어들었다. 집에 돌아와 어린이용 답게 분홍색 루어를 하나 달고 기존 낚시대에 있던 bobber(우리말로 뭔지 모르겠다... 동그란 부표같은 플라스틱 공인데 한국에선 맨날 찌만 봐온지라 생소하다.)를 떼다 연결하여 미니 낚시대가 완성되었다. 호수에 가 캐스팅을 해보니 제법 잘 날라간다. 그리고 bobber가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끌려오는 걸 보니 제법 루어의 움직임이 그럴싸 한가보다. 그리고... 어린이용 낚시라고 깐볼게 아니었다. 덜컥 배스가 잡혀올라온 것이다. 별건 아니지만 캐스팅 후 잡아당기는 기술이 조금 필요한 낚시방법인지라 동네 아이들은 늘 헛수고를 많이 한다. 한 마리만 잡혀도 아이들이 난리가 난다. 아무래도 더 멀리 던지고 요령껏 잡아들이는 내가 아이들보단 잘 잡는게 당연... 어제도 잡혀 올라온 배스를 보려고 야구연습을 마친 이웃집 Daniel 이 열심히 달려왔다. 우리 아들 Daniel도 Tutor선생님 오시기 직전까지 자기도 잡아보려 애쓰다 돌아섰다.

 

 23일 오후 새로 사온 미끼와 float(bobber)를 장착한 낚시대를 들고 나선 Daniel 이 대거 3마리를 잡는 쾌거를 보였다. 그 덕에 물고기 만지는 게 싫어 낚시대를 안사고 버티던 이웃집도 아이의 성화에 낚시대를 새로 장만했단다.

 

    요즘 더블린의 일상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온통 푸른 잔디에 분홍, 흰색, 적색 등 각양

각색의 꽃이 핀 나무들... 옥빛 호수와 분수대... 아이들은 문을 열고 나서면 잔디밭에서 공놀이나 호수에서 낚시를 즐긴다.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 걱정없이 산책로를 따라 동네 한바퀴 돌아오는 것도 좋다. 사람이 와도 도망도 안가는 큰 오리들과 정말 예쁜 꼬마 새들... 길가를 따라 보이는 사슴과 토끼, 다람쥐들... 자연 환경은 이루 말로할 수 없이 아름답다. 이런 동네에서 굳이 벚꽃놀이 같은 나들이를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다.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축복받은 자연을 누리며 살고 있음을 알고 있을까...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새벽예배를 마치고 나올때마다 신선한 새벽 공기와 함께 교회주차장 큰 나무들 사이로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소리는 말로 형언할 길이 없다. 잠시 스쳐 살다가는 나에게 이 곳은 천국의 맛보기 버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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